ⓒKIM MIN JAE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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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워터 슬라이드처럼 소용돌이 모양으로 굽혀있는 건축물. 서울에 조금 특이한 건축물이 나타났다. 태양 에너지를 사용해서 물과 이산화탄소(CO2)를 합성하여 산소와 수소를 배출하는 '인공 광합성'이다. 지금 서울에서는 이 인공 광합성 패널을 옥상에 설치한 독특한 건물 '서울루프(SEOUL LOOP)'의 건설이 계획되었다. 

이 계획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8년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연구원들이 발표한 '세계 1만 3천 도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를 조사한 논문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은 중국 광저우와 나란히 가장 탄소발자국이 많은 도시로,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개인 또는 국가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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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읽은 김민재 건축가는 서울이란 도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줄이기 위해 ‘서울루프’를 생각해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건 건축물의 구조다. 

빌딩과 아파트 등의 건물로 붐비는 서울에는 새로 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김민재 건축가는 기존 건물 위의 공간을 이용할 생각을 했다. 건설 예정지로 선정된 곳은 저층 건물이 많은 후암동 지역이다.

서울 루프의 옥상에 깔아놓은 인공 광합성 패널에서 생성된 수소와 화학물질은 비축고에 저장되고, 산소는 거리로 방출되는 구조다. 사람이 걸을 수 있는 회랑(回廊, Corridor)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재배되는데, 이곳에서는 ‘진짜’ 광합성이 이루어진다. 또한 기둥에는 강재* 대신 목재가 풍성하게 사용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건설 공사 등의 재료로 쓰이기 위해 가공한 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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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광합성은 국내외에서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의 오형석, 이웅희 박사 연구팀이 경희대학교 유재수 교수팀과 함께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에서 높은 효율로 일산화탄소를 얻을 수 있는 나노미터 크기의 가지 모양을 가진 '텅스텐-은' 촉매 전극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이 시스템을 상용 실리콘 태양전지와 결합해 실제 태양광에서 구동할 수 있는 대규모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제작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밖에도 올해 초 하나금융그룹이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지원으로 카이스트(KAIST)와 인공 광합성 연구의 우수한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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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광합성이 실용화되면 이러한 태양광 패널의 단점을 회피하면서 생성되는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휴지*나 건물 옥상 공간을 활용한 탈탄소 대처라고 하면 사실상 태양광 패널 설치밖에 선택지가 없는 실정이지만, 10년 뒤에는 서울루프와 같은 시설을 세계 곳곳에서 당연하게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사용하지 않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필요 이상의 휴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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