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포장용기 없이 ‘내용물’만 살 수 있는 사이트 등장

ⓒPhoto by Andrew Nee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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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한 수준을 벗어났다.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가운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이나 슈퍼에서의 비닐봉지 사용 금지나 카페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 금지, 플라스틱 자원 순환 촉진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도 편리함을 기반으로 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막지 못하고 있다. 

◇ 내용물만 팝니다
최근 일본에서 새로운 웹 플랫폼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웹 플랫폼은 사용자가 웹상에서 음료나 식사를 내용물만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싶지만, 쉽게 말해서 사용자가 주문 후에 용기를 가져가면 내용물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패키지 프리 서비스'이다.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필스(fills)'는 이미 여러 음식점이 가맹하고 있는 상태다.

서비스는 일반 음식 주문 사이트와 유사하다. 웹 사이트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용량과 수량을 정한 뒤 구입하면 된다. 그 후에 가게로 가서 구입 화면을 보여주고 용기를 건네주면 된다. 그러면 가게에서 내용물만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 

필스의 패키지 프리 서비스가 어떻게 지속이 가능할까. 필스는 개인 텀블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원한 것부터 시작했다. 개별적인 용기에 음료 등을 제공하지 않는 매장도 있을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주문하는 것과 다르게 매장에서 별도로 요청해야 했기에 개인 텀블러의 사용이 쉽지 않았다.

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단순한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것이 아닌 이해 관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실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했다. 

일단 소비자와 판매자가 서로 원하는 바를 연결하여 각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필스는 웹 페이지 상에서 주문이 가능한 매장과 상품을 살펴볼 수 있고, 주문과 결제도 쉽기에 개인 텀블러의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판매자도 주문이 인터넷상으로 미리 들어올 뿐만 아니라 포장 용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나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기존 서비스와 차별점은?
내용물만 판매하는 것은 기존 매장에서도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이다. 국내에서도 커피 전문점을 포함해서 여러 매장에서 개인 텀블러를 가져갈 경우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고 내용물만 판매한다.

ⓒPhoto by Tyler Nix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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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의 특징 중 하나는 음료를 일반적인 컵 사이즈가 아니라 용량으로 판매한다는 점이다. 흔히 커피 전문점에 가서 음료를 주문할 경우 음료를 컵 사이즈(S, M, L, G)로 판매한다.

하지만 필스에서는 이런 것이 아니라 밀리리터 단위의 용량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텀블러의 사이즈가 커피 전문점의 컵 사이즈가 아닌 밀리리터 단위이기 때문이다. 

컵 사이즈로 음료를 내용물로만 판매할 경우 사용자가 가져오는 텀블러의 사이즈에 따라서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소비자가 음료를 구매할 때 자신의 텀블러에 딱 맞는 양을 고를 수 있도록 밀리리터 단위로 선택지를 주도록 했다.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언젠가는 환경 부하에 대한 수치화가 될 것이고, 그러한 수치화가 모든 경우에 적용될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컵 사이즈로 구매할 경우 자신이 얼마나 환경에 기여를 했는지를 알기 어렵다. 밀리리터 단위로 구입하는 형태가 된다면 그 구매로 인해 줄어들 이산화탄소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일상에서 더 큰 기여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밀리리터 단위로 용량을 조절해서 판매하는 것은 아닌 판매 용량을 밀리리터 단위로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플랫폼이 더 커질 경우 그러한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선택지가 풍부해지고 더 많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참여할 수 있게 돼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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