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끝의 감각으로 글자를 읽어내는 점자. 국내 소셜 벤처 닷인코퍼레이션(Dot Inc., 이하 닷)에 따르면 점자로 접근 가능한 글자 정보는 모든 글자 정보 가운데 3%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꿔 말하자면, 전 세계 2억 8,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각 장애인은 대부분의 콘텐츠에 접근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근래 들어 이러한 문제를 바꾸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한 예로, 닷 사가 개발한 '닷 패드(Dot Pad)'가 있다. 닷 패드는 PDF, 텍스트 파일, 웹페이지 등을 '만지면 알 수 있게' 변환하는 감각 디스플레이로, AI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온라인상 텍스트 정보를 즉시 점자로 번역하는 기능이 있다. 여기에 영상이나 도형 등 시각 정보를 화면의 요철*로 표현하여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서 감각적으로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요철 : 오목함과 볼록함

닷 패드는 디스플레이 부분에 있는 2,400개의 핀을 움직여서 점자를 만들거나 영상이나 도형 등의 시각 정보를 요철로 표현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점자는 물론이거니와 그래프나 지도, SNS에 올라온 영상을 읽을 수 있다. 더욱 많은 시각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호환이 가능하다. 애플사의 화면 읽기 기능 '보이스오버(Voice Over)'와 연계하여 사용자가 터치한 정보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닷 패드는 기존의 감각 디스플레이보다도 작으며, 가볍고 가격 측면에서도 저렴하다. 시각장애인이 교육 콘텐츠에 접근하기 쉽게 한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렇게 닷 패드는 시각 장애인의 크리에이티브 향상에도 공헌한다. 이를테면 닷 패드를 사용하면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이 그린 그림의 모양을 만져서 인식하는 것도 가능하다. 닷 패드가 아티스트 가능성을 끌어내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닷의 성기광 대표는 "단기적 목표는 시각장애인용 기기를 통해 그들의 정보접근성을 해결하고, 중기적으로는 시각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이나 공항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정보접근성을 해소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며 "닷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처럼 정보를 습득하고 세상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점과 점을 연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보를 점자로 번역할 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인 영상을 손끝으로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 닷 패드의 학교나 회사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