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Matt Hard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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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면적의 약 70%가량은 물이다. 지구상의 모든 물의 양은 약 14억㎦이며, 그중에서 97.5% 정도가 바닷물이고, 나머지 2.5% 정도만이 민물이다. 그렇다면 바다는 지구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주 오래전부터 바다의 중요성은 정치·군사적인 측면을 넘어 자원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높았다. 근래 들어 기후변화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바다가 기존 국가나 지역 단위의 중요성을 넘어서 지구라는 행성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이후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의 상승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바다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바다는 물을 통한 열의 이동으로 극과 열대지방의 온도 차를 줄여준다. 만약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극지방은 더욱 추워지고 열대지방은 더욱 더워지게 된다.

최근에는 지구의 허파라고 불렸던 열대우림보다 바다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바다에는 작은 식물성 플랑크톤도 살고 있는데, 이러한 생물이 대량 번성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해준다는 것이다.

즉,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증가하여 축적된 어마어마한 열에너지 대부분을 흡수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을 통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며, 해류를 따라 순환하면서 지구의 기온을 낮추거나 높이면서 거대한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고래의 역할
이처럼 거대한 기후 조절 장치인 바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명체가 있다. 바로 바다의 거대한 포유류인 '고래'이다. 고래는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고래의 탄소 저장 능력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 고래는 그 자체로도 살아있는 탄소 저장고이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창하도록 도와 탄소의 포획을 증가시키는 관리자이기도 하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고래의 먹이인데 어떻게 번창하게 한다는 것인지 궁금할 수 있다. 고래와 식물성 플랑크톤의 관계는 단순히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가 아니다. 

ⓒPhoto by Fábio Hanashir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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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기체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전 세계 산소의 최대 50%를 생산한다. 또 매년 대기에서 370억 톤의 탄소를 포획하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모든 탄소의 40%에 해당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이 포착한 것보다 4배 더 많은 양이다. 

고래는 먹이를 먹기 위한 수영 활동과 배변 활동을 통해서 식물성 플랑크톤의 번성을 돕는다. 고래가 먹이를 먹기 위해 깊은 바다로 헤엄을 치고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는 과정에서 깊은 바다에 있는 영양소가 함께 해수면 가까이 끌어올려진다.

이러한 활동은 바다 전역에서 필수 영양소를 순환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특히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하는 데에는 이러한 영양소가 필수적이다. 또한 고래의 배설물은 질소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식물성 플랑크톤을 더욱 비옥하게 만든다. 

고래는 그 자체로도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고래의 몸에는 많은 양의 탄소가 포획되어 있으며, 평생 가지고 있다가 죽은 이후에도 이를 계속 유지한다. 얼핏 생각하면 죽은 다음에는 그 사체가 썩어서 없어질 텐데 어떻게 탄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고래는 죽으면 그 사체는 바다의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평생 모아온 탄소를 가지고 말이다.

고래는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자연 친화적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고래의 개체수가 줄어서 그 양이 줄었지만, 만약 고래 개체수가 회복된다면,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임에 틀림없다.

◇ 고래를 위협하는 요인들
고래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아래의 몇 가지이다. 

ⓒPhoto by Meritt Thoma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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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위협은 바로 상업화된 어업이다. 글로벌 어업 회사들은 대규모의 선단을 꾸려서 어족자원을 남획하고 있으며, 그러한 남획과정에서 고래들의 먹이들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고래들도 희생되고 있다. 심지어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일본 등은 상업적인 포경까지 허용하고 있다. 

또 다른 위협은 바다의 오염이다. 매년 8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을 해양 생물들이 섭취하거나 몸에 감겨서 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고래 역시 이러한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화학 오염으로 인한 고래의 면역 체계와 번식 능력에 손상이 오는 문제도 있다. 소음으로 인한 고래의 피해도 극심하다. 물속에서 무슨 소음이 있겠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커다란 배가 지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음파 탐지기와 같이 소리를 이용하는 기구들이 발생하는 소음은 소리로 정보를 획득하는 고래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에 더욱 커지고 있는 위협은 바로 기후변화이다.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바다의 온도 변화가 심해지고, 그로 인해 서식지가 손실되거나 먹잇감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고래처럼 생장에 긴 시간이 필요한 생명체에게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평소에 흔히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고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아울러 고래라는 훌륭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존재가 사라진다면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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